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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11-2013 2013. 8. 20. 04:30

<거미> 김수영

<거미> 김수영


내가 으스러지게 설움에 몸을 태우는 것은

내가 바라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


그러나 나는 그 으스러진 설움의 풍경마저 싫어진다


나는 너무나 자주 설움과 입을 맞추었기 때문에

가을바람에 늙어가는 거미처럼 몸이 까맣게 타버렸다


*
AM 04:00
서늘한 바람. 쓸쓸함을 데려오는 이 공기...


밤새 귀뚜라미가 울어대고

상념은 깊어 가을을 좇는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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